계약이 만료되거나 여러가지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게 될 경우 권리금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. 하지만 임대인(건물주)에 의해 권리금을 받기 힘들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요. 어떤 상황에 그런 일이 발생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.



1. "내가 직접 장사하겠다" (또는 내 가족에게 주겠다)

가장 흔히 발생하는 상황입니다. 임차인이 피땀 흘려 맛집으로 소문내고 단골을 잔뜩 만들어 놓으니, 상권이 너무 탐나는 것이죠.

  • 건물주의 속셈: 임차인을 권리금 없이 내보낸 뒤, 본인이 직접 그 업종 그대로 간판만 바꿔 장사를 하거나 자기 자녀에게 가게를 넘겨주려고 합니다.
  • 방해 방식: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을 무조건 거절하며 "내가 들어와서 쓸 거니까 비워달라"고 통보합니다.


2. "월세(임대료)를 대폭 올리고 싶다"

건물주 입장에서는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올 때가 임대료를 크게 올릴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이기도 합니다. 그런데 여기서 권리금이 걸림돌이 됩니다.

  • 건물주의 속셈: 신규 임차인이 기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수천만 원이나 주고 들어오면, 그만큼 자금 여력이 줄어들어 건물주가 원하는 만큼 월세를 높게 올리기 힘들어집니다.
  • 방해 방식: 신규 임차인에게 주변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월세를 요구합니다. 신규 임차인은 "월세가 너무 비싸서 도저히 타산이 안 맞는다"며 권리금 계약을 포기하고 도망가게 만듭니다.


3. "건물 가치를 높여서 통째로 팔거나 리모델링하겠다"

건물이 오래되었거나 상권이 뜨고 있을 때, 건물주는 건물을 새로 짓거나(재건축)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여 건물 통째로 비싼 값에 매각하고 싶어 할 수 있습니다.

  • 건물주의 속셈: 건물을 비워야 공사를 하거나 매수인에게 깔끔하게 넘길 수 있는데, 새로운 세입자가 권리금을 내고 들어와 버리면 최소 10년 동안 계약을 보장해 줘야 하므로 발이 묶이게 됩니다.
  • 방해 방식: "조만간 리모델링 예정이라 새로운 세입자를 받을 수 없다"며 신규 계약 체결을 원천 봉쇄합니다.


★ 잠깐, 최소 10년 동안 계약을 보장해 줘야 한다고?

보통 상가 부동산 계약할 때 2년, 3년 계약할 겁니다. 상가에 들어와서 인테리어 비용 대고, 단골 만드느라 초기 투자 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드는데, 건물주가 2년 만에 나가라고 해버리면 세입자는 투자금을 하나도 못 건지고 쫓겨나기 때문입니다. 최소한 투자금을 회수하고 장사할 수 있는 안전장치로 국가가 임대차보호법으로 '10년'이라는 기간을 보장해 준 것입니다. 2년 계약했다면 그 다음에 또 2년 갱신, 이렇게 10년까지 가능합니다.

계약을 갱신(연장)할 때마다 건물주는 법정 제한 한도 내(보통 연 5% 이내)에서 주변 시세를 고려해 월세나 보증금을 올릴 수 있습니다. 


4. "내 건물에 권리금이라는 '권리'가 얽히는 게 싫다"

일부 보수적인 건물주들은 자기 건물에 임차인들끼리 수천, 수억 원의 돈(권리금)을 주고받으며 권리관계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 자체를 극도로 싫어합니다.

  • 건물주의 속셈: 나중에 임차인을 내보내고 싶을 때 권리금 소송 등에 휘말려 골치 아파지는 것을 원천 차단하고, 내 건물에 대한 온전한 지배권을 행사하고 싶어 하는 심리입니다.
  • 요약하자면 건물주 입장에서는 "남이 내 건물에서 장사 잘해서 권리금 두둑이 챙겨 나가는 꼴"을 보기 싫거나, 그 권리금 때문에 "내가 올릴 수 있는 월세나 건물의 활용 가치(재건축·매각)가 제한받는 것"이 싫기 때문에 훼방을 놓는 것입니다.